부모가 자녀 명의로 개설한 미성년 주식 계좌의 평가 금액이 1년 만에 8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POSCO홀딩스 등 국내 주식과 함께 엔비디아 등 해외 주식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다.
27일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주요 4개 증권사의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계좌 수는 지난해 3월 64만 4114개에서 올해 3월 69만 2292개로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미성년 계좌 투자 금액은 1조 325억 원에서 1조 8717억 원으로 81.3% 급증했다. 다른 증권사는 전체 투자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성년 계좌의 평가 금액이 증가한 것은 주가 상승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자료를 통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엔비디아 등 일부 종목의 보유 잔액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 주식 가운데 POSCO홀딩스의 보유 잔액은 지난해 3월 28억 원에서 올해 3월 124억 2000만 원으로 343.5% 급증했다. 해외 주식에서는 엔비디아 보유 잔액이 51억 600만 원에서 134억 5500만 원으로 16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주식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 계좌 수는 1년 동안 5%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해외 주식 보유 계좌 수는 36% 급증했다.
주요 증권사의 미성년 계좌가 보유한 국내 주식 1위 종목은 삼성전자, 2위는 삼성전자 우선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과 같다. 해외 주식에서는 테슬라가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테슬라 모두 평가 금액에 큰 변화는 없었다.
국내 주식 가운데 NH투자증권의 POSCO홀딩스 보유 잔액 순위는 19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에서도 순위권 밖에 있던 POSCO홀딩스가 각각 3위, 4위로 급부상했다.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네이버(NAVER)·카카오·LG에너지솔루션 등은 조금씩 순위가 밀렸다.
해외 주식에서는 빅테크 투자 쏠림 현상이 강했다.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미성년 계좌의 최대 보유 종목은 테슬라로 전년과 순위 변동이 없었다. 엔비디아, 애플이 뒤를 이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미성년 계좌의 특징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ETF만 놓고 보면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1(QQQ) ETF’의 순위가 가장 높았다. ‘SPDR S&P 500 ETF(SPY)’와 나스닥1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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