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부터 확인한다. 사과와 배, 채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서울 날씨보다는 지방 날씨부터 본다. 딸기 같은 시설채소가 잘 자라려면 일조량이 중요한데 지난 달엔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송 장관은 강우량부터 기온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27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송 장관은 29일 경기도 평택 소재 식품기업을 방문해 물가안정 방안을 논의한다. 1월 2일 취임 이후 42번째 현장 방문으로 2~3일에 한 번 꼴로 현장을 찾았다. 최근에는 하루에 두 곳을 다니거나 주말에 대형마트와 과수 재배 농가를 방문하는 일도 잦아졌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송 장관이) 장관실에 거의 없고 주로 현장에 가 계신다”며 “장관만이 아니라 농식품부 전체가 물가잡기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농식품부 직원들도 물가 현장을 찾는 데 여념이 없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장급 이상 간부 15명이 1~2월 두 달 동안 현장을 찾은 횟수가 149차례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현장 방문에서 얻은 의견과 아이디어 등을 바탕으로 다음 달 초 기후변화에 대응해 과수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안에는 기후변화에 따라 강원도 사과 재배를 더 늘리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정부가 농축수산물 가격 할인 지원 및 유통업체 납품 단가 지원 등에 3~4월 동안 15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현재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내린 상황이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6일 기준 사과(후지·중품) 소매가는 10개당 2만 615원으로 한 달 전보다 9.6% 하락했다. 다만 정부 지원 대상이 아닌 도매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방울토마토 가격이 30%가량 올라 정부가 할인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방울토마토 평균 소매가격은 1㎏당 1만 4533원을 기록했다. 1년 전(1만 1176원)보다 30% 가량 올랐고, 평년(8847원)보다는 64%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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