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는 가운데 1월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 한 달 만에 반등해 0.45%까지 올랐다. 새로 발생한 연체 채권만 3조 원 가까이 됐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작년 11월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12월 소폭 줄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고점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작년부터 연체율 추이를 보면 은행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는 3·6·9·12월 등 분기 말에만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가 이후 다시 오르며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1월 한 달 사이에 새로 발생한 연체 채권이 2조 90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전달보다 7000억 원 늘어났으며 2018년 4월(3조 5000억 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증가했다. 은행들은 1월에도 1조 3000억 원 규모의 연체 채권을 정리하며 장부에서 지웠지만 신규 연체액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월 신규 연체율(1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12월 말 대출잔액)은 0.13%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기업대출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월 0.50%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도 취약 고리로 꼽히는 중소기업(중소법인+개인사업자)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62%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나 올랐다. 개인사업자 연체율(0.56%)도 0.08%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체 연체율 상승 폭을 웃돌았다. 고금리가 좀체 꺾이지 않자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난 모양새다.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연체율은 0.38%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연체율이 0.74%로 0.08%포인트 뛴 영향이 컸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5%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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