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으로 외화채권가격이 내려가며 16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3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은 1조 36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2조 5452억 원)보다 1조 1830억 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2007년(-4447억 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급감과 관련 외환 매매와 유가증권 매매 총수익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총수익은 19조 4469억 원으로 2022년보다 1조 5478억 원 줄었다. 외환 매매익(9655억 원)이 1조 3414억 원, 유가증권 매매익(4조 7509억 원)이 1조 9847억 원 감소했다. 총비용도 17조 5829억 원으로 1153억 원 줄었다. 유가증권 매매손(9조 883억원)이 6424억 원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리 상승 영향으로 한은이 보유한 외화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외환 매매익도 감소했다”며 “지난 2022년 환율 변동 폭 확대로 외환 매매익이 많이 발생했다가 지난해 줄어든 (기저효과)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순이익이 줄면서 정부 환입액도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순이익 가운데 30%(4087억원)의 법정적립금 등을 제외한 9221억 원을 정부 세입으로 처리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36조 4019억 원으로 2022년 말(582조 8261억 원)보다 46조 4242억 원 감소했다. 부채(514조 9018억 원)는 환매조건부매각증권이 줄며 46조 47억 원 감소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