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 의지를 드러내며 촬영한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정상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포옹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다수 공개되면서 온라인에서는 둘의 ‘브로맨스’를 강조하는 밈이 확산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6일 아마존 열대우림에 있는 브라질 동부 도시 벨렘과 콤부섬을 방문했다.
두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향후 빈곤 퇴치, 기후 위기 대처, 글로벌 조세 등의 문제에 대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또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한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두 정상은 26일 벨렝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국제 로드맵을 추진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면서 세계 열대우림 보존과 복원, 지속 가능한 관리에 대해 약속하고 아마존 지역의 생물경제에 대한 국제적 공공 및 민간 투자 계획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통상적인 정상들간의 만남이다. 누리꾼들의 눈길을 끈 것은 두 사람이 이곳에서 함께 찍은 사진들이다. 룰라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두 정상은 상대의 손을 꼭 잡고 보트에 탄 채 강을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두 정상이 손을 잡고 환하게 웃으며 콤부 섬의 우림을 달려가고 있다.
서로의 허리를 감싼 채 함께 열대우림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누리꾼들은 공개된 두 정상의 다정한 사진들이 마치 ‘신혼여행’ 모습 같다며 열광했다.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요트를 타거나, 숲길을 거니는 장면 등을 두고 네티즌들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 “결혼 앨범 사진” “크리스마스 카드”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사용자는 이들의 사진을 올리며 "마크롱이 룰라를 바라보는 것과 똑같은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과 연애하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를 두고 “공식 사진을 보면 마크롱의 브라질 여정은 국제외교보다는 낭만적인 휴가에 더 가까웠다”고 전했다.
관련 밈도 확산되고 있다. 두 정상도 이에 화답하는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룰라 대통령과 자신의 모습이 유명 로맨스 영화 ‘라라랜드’ 포스터에 합성된 사진을 올렸다. 그러고는 “그것은 결혼식이었다”면서 “프랑스는 브라질을 사랑하고, 브라질도 프랑스를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 역시 양국 국기와 하트 이모티콘으로 이에 응답했다.
지난 26일부터 3일 일정으로 진행된 마크롱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은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이후 11년 만에 이뤄진 국빈 방문이다. 양국은 반(反)서방, 친(親)러시아 성향의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통치하던 2019년부터 2022년 말까지 긴장 관계를 이어갔다.
특히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임기 초반 아마존 산불의 대응책을 두고 양국 지도자가 설전을 벌이다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8일 룰라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양국 관계의 새 페이지를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브라질에 대한 핵추진 잠수함 기술 개발을 지원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유럽연합(EU)와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의 FTA 협상 등 양국 사이 견해차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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