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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의 그림자…은행권 영업점 줄이고 비정규직 고용 늘렸다

수도권마저 1년 새 영업점 대폭 줄어

정규직 1084명 줄고 비정규직 90명 늘어





주요 시중은행이 최근 인력 감축 과정에서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으로 빈자리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디지털화 등 비대면 강화와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은행 점포 축소도 이어지며 인력 수요가 줄자 은행들이 '조직 슬림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022년 4분기 말 대비 2023년 4분기 말 기준 영업점포(출장소 포함) 수는 2883개에서 2826개로 약 2%(57개)가 줄었다. 전체 시중은행의 은행 영업 점포 수가 지난해 말 5733개로 1년 새 1.3%(74개)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주요 은행들의 지점 감축 속도가 훨씬 빨랐던 것이다. 금융 당국이 지난해부터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고 무분별한 은행 점포 폐쇄를 막기 위해 노력 중임에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은행 영업 점포가 대거 몰려있던 수도권에서 마저 점포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4대 시중은행의 서울 내 영업 점포 수는 2022년 4분기 말 기준 1173개였으나 2023년 4분기 말 1148개로 2.1%(25개)가 감소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 중인 KB국민은행이 서울에서만 지난 한해 22개의 영업점 문을 닫았다. 우리은행도 1년 새 서울 소재의 영업점을 3개 줄였다.

은행들이 영업점 축소에 발맞춰 인력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4대 은행의 직원 중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2022년 말 8.5%(4807명)에서 지난해 말 8.9%(4898명)까지 0.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근로자 수는 5만 6248명으로 2022년 말(5만 7332명) 대비 1084명(1.9%) 줄었으나 비정규직 근로자는 같은 기간 약 90명 증가했다.

은행의 비정규 직원의 수는 사실상 사업보고서에 집계된 수치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작성 일자가 12월 31일인데 기간제 근로자들의 계약이 연말에 끝나기 때문에 계약 만료된 기간제 근로자의 수치는 보고서 상에서 빠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이 종료된 기간제 근로자는 내부 수요에 따라 1월에 다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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