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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수 종목만 편입땐 비중 20%로 제한…ETF 쏠림현상 막는다

거래소, 최대 30%서 축소 방침

비만치료ETF 2개 종목 60% 육박

분산투자로 리스크 완화 취지 훼손

특정종목 의존도 높아 변동성도 커

"소수 기업 주도 업종은 예외" 지적도





한국거래소가 상장지수펀드(ETF)의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소수 종목의 최대 편입 비중을 30%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 2개 종목의 편입 비중이 50%를 넘어설 경우 ‘분산투자’라는 ETF의 특장점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단일 종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점을 경계하면서도 소수 기업이 주도하는 일부 산업에 대해서는 예외가 필요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특정 소수 종목으로만 ETF를 구성할 경우 한 종목당 최대 비중을 20% 내외로 제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현행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패시브 ETF는 최소 10개 이상의 종목을 담아야 하고 한 종목당 최대 비중을 30%로 제한하는데, 2~3개 특정 종목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테마형 상품들이 있어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한을 두기로 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소수 종목에 대한 테마성 ETF의 경우 한 종목당 비중을 20% 이내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테마성 ETF가 인기를 끌면서 일부 운용사들은 2~3개 상품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 60%에 육박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극소수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말 자산운용사들에게 테마형 상품은 특정 소수종목의 비중이 편중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대해 질적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발점이 된 것은 비만 치료제 ETF다. 삼성자산운용을 시작으로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비만치료제 TOP2’를 테마로 ETF를 연달아 상장했다. 비만 치료제 ETF는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를 적게는 50%에서 최대 60%까지 편입했다. 사실상 두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간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ETF의 본래 취지는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보다는 테마에 맞는 다양한 주식을 넣어 개별 종목의 리스크는 헤지(위험분산)하고 해당 업종에 대한 전반적인 수혜를 누리자는 것”이라며 “테마가 다양해지고 종목도 범위가 줄어들고 있어서 ETF의 목적에 어긋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 업계는 최근 ETF 시장이 지나치게 세분화되는 과정 속에서 1~2개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개별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일부 상품은 레버리지형 ETF를 편입하면서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ACE 테슬라밸류체인 ETF’가 대표적이다. 이 ETF는 테슬라와 테슬라 밸류체인 관련 종목에 투자한다. 문제는 ‘ACE 테슬라밸류체인 ETF’가 테슬라 개별 종목뿐 아니라 미국에 상장된 테슬라의 1.5배와 2배 레버리지 ETF를 통틀어 50%가량 담고 있다는 점이다. 각 종목별로 30% 미만 규정을 준수했다지만 사실상 50% 이상의 비중으로 테슬라 한 종목에 투자해 테슬라 주가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ETF는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올 들어 15% 넘게 하락했지만, 테슬라의 비중이 17%인 ‘KODEX 테슬라밸류체인FactSet ETF’는 오히려 엔비디아 등의 비중을 늘리면서 8%의 수익률을 거뒀다.

다만 극소수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산업군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예외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은 사실상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주도하고 있어 두 기업의 비중을 높이는 게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실제 비만 치료제 관련 3개 ETF는 상장 이후 총 900억 원에 가까운 개인 순매수액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한 자산운용사 ETF 운용역은 “종목 레버리지 ETF를 담아 실질적으로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산업의 특성상 소수 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경우 비중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투자자들 역시 소수 기업에 집중 투자하려는 수요가 점차 커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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