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여풍(女風)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다만 지배구조를 놓고 내분을 겪는 농협금융지주는 오히려 사외이사수를 한명 줄이며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으로 재임했던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은 KB금융의 첫 번째 여성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신한금융은 이사회 의장으로 윤재원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앞서 전성빈 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가 2010년 국내 금융권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발탁돼 신한금융 이사회를 이끌었는데, 14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의장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김조설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송성주 고려대 교수를 신규 선임하면서 여성 사외이사 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최근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렸다. 우리금융은 임기 만료로 퇴임한 송수영 사외이사 대신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이사회 멤버인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과 함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에 추가했다. BNK금융지주(138930)에서는 유일한 여성이었던 김수희 이사 퇴임으로 신규 선임한 오명숙 전 홍익대학교 신소재화공시스템공학부 교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JB금융은 행동주의펀드와 이사 선임으로 마찰을 빚는 가운데서도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를 선임하는 데는 동의했다. DGB금융은 연내 여성 사외이사 1명 충원할 계획이다.
금융지주들이 최근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고 있는 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모범 관행을 발표하면서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확대를 주문했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사외이사가 7명에서 6명으로 줄어들며 '나홀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금융지주법상 농협금융지주 소속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소관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비상임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사회 구성에 참여해 왔다. 이번에도 비상임이사 선임 후 남은 한 명의 사외이사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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