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가지지구에 구호 식량을 조달하던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들이 이스라엘 공습에 사망한 사건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의도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구호요원이 사망한 사건을 인정한 셈이다.
2일(현지 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X 계정에서 “어제 가자지구에서 우리 군이 무고한 사람들을 의도치 않게 공격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전시에는 일어나는 일들이다”고 썼다. 그리고 이어 “우리는 각국 정부와 연락하고 있으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입장 발표는 1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WCK 직원 7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진상을 규명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1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창고에서는 구호 식량을 전달한 후 나서던 WCK 차량 3대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직원 최소 7명이 숨졌는데, 폴란드·호주·영국 출신 직원과 미국·캐나다 이중 국적자 1명, 통역을 돕던 팔레스타인 주민 1명 등이 포함됐다.
WCK 측은 이번 사고가 가자지구 내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들을 향한 공격이라고 규탄하며 이스라엘 측에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WCK는 현재 해당 지역에서 활동을 중단했으며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WCK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육로가 사실상 봉쇄되자 해상으로 구호 식품을 전달해왔다. WCK가 지난달까지 가자지구 내 전달한 식품은 총 4200만 명분에 이르며 이날도 100톤 가량을 지원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가자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사망자가 나온 국가들과 미국은 강력하게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WCK 직원들을 사망하게 한 공격에 가슴 깊이 괴로워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조속한 진상 조사를 주문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역시 자국민인 44세 구호단체 직원 랄자우미 프랭컴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며 책임 소재 규명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군(IDF)는 이번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사건 정황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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