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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이어 에너지·2차전지도 김동관이 '센터'… 한층 선명해진 한화 승계구도[biz-플러스]

방산·우주 비주력사업 분리 이어

신재생·2차전지·수소플랜트까지

사업별 전문화로 밸류체인 완성

"김동관 중심 사업구도 확립"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방산 주력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산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알짜’ 사업인 풍력과 태양광을 주력 계열사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한화의 에너지와 방산 등 미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있다.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의 승계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가 건설 부문의 해상풍력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으로 넘기고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 장비는 한화솔루션에 양도하는 계열사 간 스몰딜에 나선다. 모멘텀 부문은 물적 분할해 2차전지 장비 사업 법인으로 독립 경영에 나선다. 한화는 그룹 내 혼재된 사업을 주력 계열사에 통합해 각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 재편은 한화에서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사업 구도를 확립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한화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물적 분할 및 계열사 간 사업 양도 안건을 의결했다. 사업 개편안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올 7월 초 완료될 예정이다. 해상풍력 및 플랜트 사업의 양도가액은 4025억 원, 태양광 장비 사업은 370억 원으로 책정했다.

㈜한화는 건설·글로벌·모멘텀 등 3개 부문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모멘텀 부문에 대한 물적 분할을 단행한다. ㈜한화의 100% 자회사로 신설되는 한화모멘텀은 모멘텀 사업 중 2차전지 장비만 가지고 나와 전문화를 추진한다. 모멘텀은 배터리 소재 가공부터 전극·조립·포메이션·모듈팩 공정에 들어가는 설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오롯이 2차전지 장비 사업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인 경영을 꾀한다는 전략”이라며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향후 최소 5년간은 상장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조선·방산 계열사 한화오션은 ㈜한화의 풍력발전과 플랜트 사업을 품는다. 풍력발전의 경우 ㈜한화 건설 부문이 따낸 신안우이 해상풍력, 영천고경 육상풍력 사업은 사업 재편이 효력을 갖는 7월부터 사업자가 한화오션으로 전환된다. 한화오션은 앞으로 풍력사업 개발 외에 해상풍력 설치선과 하부구조물, 해상 변전소 등의 해상풍력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또 향후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한화 글로벌 부문으로부터 넘겨 받는다. EPC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 사업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턴키 사업으로 최근 수소와 암모니아, 탄소포집·저장(CCS)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EPC 사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풍력발전과 플랜트 사업을 보유하면 해상 신기술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사업 재편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계열사 한화솔루션이 ㈜한화가 가지고 있던 태양광 장비 사업을 이어받는 형태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태양광 셀·모듈 분야 전문 설비까지 갖추면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장비 사업의 내재화와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유출 방지와 국제 무역 갈등 등 외부적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인 2차전지 장비 사업은 ㈜한화의 100% 자회사로 물적 분할되는 한화모멘텀이 맡는다. 배터리 소재 가공에서부터 전극-조립-포메이션-모듈팩 공정에 들어가는 설비 공급을 전담한다. 한화는 지난해 2차전지 장비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총 2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한화에는 기존의 건설 부문과 글로벌 부문만 남게 된다. 이로써 건설 부문은 개발·인프라, 글로벌 부문은 스마트 인프라, 인프라 솔루션, 소재 부문 사업에 집중한다. 김우석 한화그룹 재무실장은 “각 계열사가 한 사업을 전문적으로 맡아 사업 가치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사업 재편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 재편에 대해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확립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방산과 항공우주를 제외한 나머지 비주력 사업을 분리해 이들을 신설 사업으로 묶는 인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용 장비 솔루션 업체인 한화정밀기계와 보안 업체 한화비전은 신설 법인 산하로 재편되고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등 방산 자회사와 항공우주 자회사 쎄트렉아이 등이 남아 주력 사업으로서 집중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사업 재편과 인적 분할이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확립이라는 공통적인 방향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설 한화모멘텀은 ㈜한화의 자회사다. 김 부회장하에 우주·방산·태양광·풍력·2차전지·수소 플랜트와 같은 사업들이 헤쳐 모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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