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3년만에 디플레이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버블 붕괴 이후 가장 높은 임금 인상률을 경신하고 있고 아베노믹스 도입과 함께 시도됐던 금융 정책도 정상화되고 있다.
일본 거래소는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자금 유입 활성화를 추구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재팬 패싱'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기업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신소액투자비과세(NISA)정책까지 반영되며 개입 자금 유입도 늘고 있다.
변화하는 일본 속에서도 주목할 종목은 배당주다. 일본의 대표 배당주는 제약, 통신, 상사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연초 반등이 컸던 상사는 워렌버핏이 지분을 늘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본에는 5대 종합상사가 있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미쓰비시, 이토추, 미쓰이, 스미토모, 마루베니다. 항상 함께 언급되는 5개 기업이나 특징은 각자 다르다. 미쓰비시 상사는 자원 비중이 높은 반면 이토추 상사는 비자원 비중이 높다.
올해는 사무라이7 기업 중에 한 곳으로 뽑힌 미쓰비시 상사의 주가가 50% 넘게 올랐다. 반면 이토추 상사는 12% 오르는 것에 그쳤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제한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국면이 이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미쓰비시 상사의 투자 매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며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시기에 주목할 수 있는 업체는 이토추 상사다.
장기적으로 이토추 상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수익성 높은 비자원 부문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는 업체로 환율·원자재·에너지 가격 등락 영향이 제한적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 자동화 진행 시 수요가 증가할 사업 부문도 보유하고 있다. 안정적인 주주환원 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본 5대 종합 상사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시 주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가파른 반등으로 진입 부담이 높아진 미쓰비시 상사 이외에도 시야를 확장해 볼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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