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두며 5개 분기 만에 매출 70조 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한파를 맞았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흑자 전환하며 실적 회복 신호탄을 쐈다.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4 글로벌 판매 호조도 호실적에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5일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71조 원, 영업이익 6조 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37%, 영업이익은 931.25%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1개월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73조 720억 원, 영업이익 5조 3881억 원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6000억 원 넘게 상회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 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1분기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록한 연간 이익(6조 5700억 원)을 넘는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흑자로 전환하며 수익성 회복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작년 1분기 4조 5800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지난해에만 15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업황 개선 따른 가격 상승 속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판매 통한 사업 조기 안정화가 이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이 7000억 원∼1조 원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불어오기 시작한 메모리 반도체 훈풍은 범용 D램은 물론 한겨울을 지나던 낸드까지 빠르게 녹이고 있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과잉 재고가 소진되면서 수요가 회복되는 동시에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했고 낸드도 23∼28% 올랐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갤럭시 S24 판매 호조 등 스마트폰 출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진했던 TV와 가전 사업에서도 프리미엄 TV와 고부가 가전 확판 등을 통해 수익성이 일부 개선됐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는 이미 1월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에 접어들었다"며 "다시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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