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 6곳이 판매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액이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도 확정된 손실에 대해 배상을 시작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등 은행 6곳이 판매한 H지수 손실 규모는 지난달 22일까지 1조 9716억 원으로 집계됐다. 만기가 된 원금(3조 9114억 원)을 고려하면 평균 손실률은 50%다. 상품 만기일마다 손실률이 다르지만 H지수가 5000선 아래로 밀린 1월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의 손실률은 약 60%에 이른다.
만기 ELS의 손실액이 확정되면서 판매사들의 자율 배상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개별 배상안을 일부 투자자에게 알린 가운데 동의한 투자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신한은행도 4일 10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배상금 지급을 마쳤다. 판매사들은 배상금 지급 대상 규모와 배상 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자율 배상에 나선 7개 시중 은행의 올해 만기 도래 계좌 수가 약 20만 개에 이르는 만큼 투자자 전반에 배상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7월까지 만기 도래 계좌만 9만여 개에 달해 은행 안팎에서는 일러야 이달 중순께나 첫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H지수 ELS 가입 계좌를 전수조사하는 단계로 개별 고객에 대한 배상 협의 통지 등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특히 배상 협의는 시작됐지만 판매사가 제시한 배상률을 100% 배상을 주장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수용할지는 불투명한 만큼 배상 과정은 생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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