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영풍(000670)과 진행해 온 원료 공동구매 및 공동영업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고려아연과 영풍은 아연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 과정에서 공동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만료에 맞춰 이를 끝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사는 향후 원료구매 및 제품판매와 관련해 각 거래처와 개별적인 협상 및 계약을 통해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근 비철금속 시장은 경기 침체로 인해 원료수급과 제품판매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을 위해 이번 조치를 단행한다는 얘기다.
특히 고려아연은 비싼 가격으로 원료를 공동 구매해야 하는 데 따른 각종 부대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을 호소해왔다. 안정적인 공급과 고품질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사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동영업과 판매에 따른 편차로 고객사들의 불만이 지속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처, 영풍과의 3자 공동계약으로 인해 공급감소에 따른 납품 차질 시 손해배상 위험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영풍 측은 “기존에도 자체 전담부서와 인력이 있기 때문에 제품 판매와 원료 구매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면서도 “공동 구매 및 영업을 중단하면 영풍 뿐만 아니라 고려아연도 협상력과 구매력이 낮아져 양사 모두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고려아연은 최대 주주인 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원료 공동 구매를 맡던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 싸움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생산제품을 모두 유통하는 고려아연의 알짜 계열사지만 경영권은 영풍 측이 쥐고 있다. 고려아연은 더 이상 핵심 유통 사업을 영풍에 일임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서린상사 경영권을 찾아오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이사회 개최를 시도했지만 영풍 측의 반발에 무산됐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법원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주주총회를 여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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