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취임 1년을 맞이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에 경계감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물가 상승률이 아직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경제 및 물가 상황이 현재 우리의 예측에 따라 움직인다면 물가 상승 추세는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며 “그때는 경기 부양 정도를 줄이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예측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은 향후 1년 반에서 2년 내 2%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은 1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24회계연도와 2025회계연도에 모두 1.9%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행은 이달 25~26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이같은 전망을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일본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견고한 임금 인상이 가계 소득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살펴볼 한 가지 요소는 연간 임금 협상에서 기업들이 제시한 임금 인상이 실제 데이터에 나타날지의 여부”라며 “임금 인상 효과가 서비스 가격에 반영될지도 통화정책회의 때 마다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일본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긴축 기조로 전환할지 단서를 찾기 위해 우에다 총재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8년 만에 단기금리를 마이너스에서 0.0~0.1% 수준으로 인상했다. 일본은행이 단기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2007년 17년 만에 처음이다. 아울러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 국채 금리를 제어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과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정책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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