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신규 노선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출혈 경쟁에 대비해 노선을 미리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국제선 운수권 분배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내놓는 파리·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발리와 몽골 울란바토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노선 등이 올해 배분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새 주인으로 티웨이항공이 이미 정해진 유럽을 제외하고 LCC 업계가 주목하는 것이 중앙아시아 노선이다. 카자흐스탄 노선은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현지 당국과 항공 회담을 통해 주 3~5회에 그쳤던 노선 수를 총 주 21회로 크게 늘리며 하늘길이 넓어졌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만 인천~알마티 노선을 두고 있다.
국토부는 우즈베키스탄 당국과도 현재 운수권 증대를 논의 중인 만큼 결과에 따라 양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과 국내를 오가는 여객 수요는 연간 10만~30만 명 수준에 그친다. 인기 노선은 아니라는 의미다. 여객 대부분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는 ‘노무 수요’다. LCC 업계는 그러나 한 번 시장이 열리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에서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의지도 크고 홍보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에서 카자흐스탄이 한국과 교역이 가장 큰 나라인 만큼 화물 수요 증대도 기대해볼 만하다. LCC도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늘린다고 하지만 보유 항공기들이 단거리 운행에 최적화된 만큼 한계가 있고 따라서 중거리 노선의 대안으로 중앙아시아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항공 수요가 팬데믹 전으로 완전히 회복되고 있는 점은 LCC를 더욱 조급하게 만드는 요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대체적으로 올 상반기를 수요 회복 시점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일본·동남아 등을 두고 벌였던 치킨게임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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