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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153엔도 뚫어…역대급 '엔저'에 日 시장 개입하나

뉴욕외환시장서 153.16엔까지 치솟아

美CPI 예상치 웃돌아 금리인하 기대후퇴

美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미일 금리차 ↑

22년처럼 '또' 기시다 방미 중 개입하나

미국 달러(왼쪽)와 일본 엔화/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10일(현지시간) 엔·달러 환율이 153엔대를 뚫었다.

1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시세는 달러당 153.16엔까지 치솟으며 엔화 가치가 3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5%를 기록,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며 물가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뒤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 이상 급등했다. 미국 금리 상승으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부각되며 엔화 매도·달러 매수가 심화,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PGIM채권투자(PGIM Fixed Income)의 로버트 팁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엔저 기조는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 위원들이 지난달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혀 엔저 심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 연준은 이날 공개한 3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전망에 관한 참석 위원들의 견해를 이처럼 전했다. 의사록은 “회의 참석자들은 강한 경제 모멘텀을 가리키는 지표와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했다”며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못지않게 일본 통화 당국의 환율 시장 개입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2년 엔·달러 환율이 151.95엔을 기록했을 때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9~10월 세 차례에 걸쳐 9조 2000억 엔을 투입했다. 최근 환율은 이미 이 ‘저항선’을 뚫고 엔화 가치가 바닥을 친 상태다.

일각에서는 2년 전 개입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미 중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일본 통화 당국이 1998년 6월 이후 24년 만에 ‘엔 매수·달러 매도’를 단행한 2022년 개입 때 기시다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칸다 마사토 재무관은 당시 “비행기 안에서도 개입을 결정할 수 있다”며 시장을 견제하기도 했다. 이번 방미 기간 환율 개입 가능성에 주목하는 쪽에서는 ‘개입 전 미국 측 동의’라는 절차를 근거로 든다. 과거 환율 개입에 관여한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닛케이에 “환율 개입과 관련해 어떤 때도 미국에 사후 보고하는 일은 없다. 반드시 사전에 백악관에 (계획 안건을) 올린다”고 말했다. 환율은 두 국가의 통화 간의 강약을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일본에 의한 단독 개입이라 할지라도 미국 측의 이해를 얻지 못하면 실행에 옮기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역사적 엔저·달러 강세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달러 매도 개입에 미국이 선뜻 응할지는 미지수다.

152엔을 넘겨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달러당 152엔’을 개입 수준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전(151엔대 개입)과 같은 정도의 엔저 수준에서 재차 개입을 단행하면 이 금액 대가 자칫 투기 세력의 타깃이 돼 엔 매도를 심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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