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국내 대학·스타트업과 손잡는다. 반도체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고도화해 엔비디아의 아성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인텔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AI 가속기 ‘가우디3’를 소개하고 자사 AI 반도체 경쟁력을 위한 네이버와의 협력방안에 대해서 설명했다.
백남기 인텔코리아 부사장은 “이번 비전2024 행사를 통해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전세계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엔비디아의) 대안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가우디와 같은 대안들이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SW 생태계가 얼마나 중요한 지도 와닿았다. 전세계 많은 기업들이 가우디를 도입하고 있는데 인텔과 네이버의 협업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곳에서 네이버의 경험을 공유받고 싶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화상으로 참가한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AI이피션시(Efficiency) 이사는 “인텔 가우디 칩은 하드웨어적으로 잠재력이 있지만 이를 네이버의 AI 서비스와 융합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경쟁력이 확보돼야 한다”며 “특히 요즘은 LLM이 발전하는 속도가 빨라 이와 연동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SW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스타트업, 대학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텔과 네이버는 9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의 연례 개발자 행사 ‘비전2024’에서 가우디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공동으로 ‘코랩(Co-lab)’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랩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학, 스타트업 인재를 초빙해 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이사는 “가우디 칩을 통해 손쉽게 개발하려면 스타트업, 대학과 연합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며 “인텔에서 네이버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서 협력하게 됐지만 단기간 그칠 게 아니라 대학과 스타트업까지 연계해 풍성한 생태계를 국내서 확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풍성한 SW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엔비디아의 쿠다(CUDA) 생태계를 넘어서는 데도 핵심이다. 쿠다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SW 플랫폼으로 엔비디아가 현재의 독보적 지위를 갖추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이사는 이에 대해 “거대언어모델(LLM)이 챗GPT 이후 대중화한 이후 엔지니어들이 쿠다를 직접 다루기보다 LLM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사용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유수의 대학 연구실들을 탐색하고 있고 향후 그들과의 협업 결과물을 꾸준히 만들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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