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보다 똑똑한 인공지능(AI)이 이르면 내년에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처럼 인지능력을 보유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가 2025년에 나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챗GPT 열풍을 일으킨 오픈AI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운영사인 메타가 차세대 AI를 조만간 선보인다고 예고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사람의 지능을 뛰어넘는 AI를 단기간에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서 진행한 니콜라이 탕엔 노르웨이연기금 CEO와의 인터뷰에서 "범용인공지능(AGI)을 가장 똑똑한(smart)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로 정의한다면 아마도 내년에, 예를 들어 2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머스크는 '아마도'(probably), '생각한다'(think)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오픈AI와 메타는 '추론’과 '계획'이 가능한 차세대 AI 모델 출시를 예고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AI는 사람의 명령에 최적화된 결과물만 내놓는다. 하지만 AI가 추론과 계획을 할 수 있게 되면 관련 데이터를 학습하지 않았더라도 스스로 추론을 통해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게 된다.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해 인간처럼 자체적으로 다방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GI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기인 ‘특이점’이 가까워지게 되는 것이다.
머스크도 AI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가 최대 40억 달러(5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자료를 인용해 xAI가 회사 가치를 180억 달러(24조 7000억 원)로 평가하면서 30억 달러(4조 1000억 원)에서 40억 달러 사이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xAI가 천문학적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면 AGI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5년 이내로 AGI가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클로드3를 개발한 앤스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빠른 2∼3년 이내에 사람이 인간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AI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해 11월 "5년 이내에 인간과 같은 수준의 AGI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향후 4∼5년 이내에 AGI가 구축될 것으로 예측하며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AGI 과학자인 셰인 레그는 2028년까지 AGI 개발 가능성을 50%로 전망한다.
단기간에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AI 4대 천왕'으로 꼽히는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해 카카오(035720) 임직원들과의 좌담회에서 AI가 AGI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수십 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응 교수는 “트랜스포머는 뛰어난 기술이지만 AGI까지 도달할 수 없다. AGI 단계까지는 지금부터 30~50년 걸릴 것”이라며 “한 번 더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는 "인간 수준의 AI가 언젠가는 나오겠지만 3, 5년 안에는 안나올 것"이라며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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