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고품질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앞세워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로 도약을 본격화 한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GC녹십자가 2010년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지 13년 만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허은철(사진) GC녹십자 대표의 연구개발(R&D) 뚝심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15일 GC녹십자는 올 하반기 미국 내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알리글로를 미국 시장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국산 혈액제제가 미 FDA 승인을 받고 현지 시장에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다. 약가 또한 국내 대비 약 6.5배 높은 수준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알리글로를 통해 2028년까지 약 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올해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일으킨 뒤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현지 영업 본격화를 위해 GC녹십자는 알리글로를 알리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올해 1월부터 주요 전문약국(SP) 유통채널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7월까지 주요 보험사 처방집 등재와 함께 알리글로를 본격 출시한다는 목표다. GC녹십자는 미국 사보험 가입자의 약 75%에 알리글로를 등재시킬 계획이다. 공급은 면역글로불린 유통 채널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전문 약국을 통해 이뤄진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혈액제제는 번번히 미국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해 제품의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과 알부민을 필두로 북미와 중남미, 중국 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세계 3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은 허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2010년 혈액제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알리글로를 생산할 충북 오창공장은 FDA의 cGMP 인증을 마친 상태다. 지난해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 평가 인증도 취득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오창 공장을 2030년까지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등 생산을 통해 1조원 규모의 cGMP 공장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지씨플루(독감), 배리셀라(수두), 헌터라제(헌터증후군) 등 기존 제품군의 경쟁력을 강화해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을 14% 이상 늘릴 계획이다.
백신 명가 답게 백신 개발도 박차를 가한다. 미국 관계사 큐레보 백신의 대상포진 백신 CRV-101은 임상 2상에서 싱그릭스 대비 비열등성 및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 GC녹십자는 올해 FDA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신청(IND)을 제출하고 2027년까지 미국, 유럽서 품목허가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또 올해 주요 목표로 탄저 백신 및 BGC 백신의 식약처 승인, 대상포진 백신 미국 유럽 임상 3상 진입,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일해(Tdap)백신 임상 ½상 진입, MPS IIIA 및 파브리병, SSADH, GM1 치료제 임상 1상 진입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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