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보기술(IT) 시장 둔화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던 낸드플래시 시장이 올해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가파른 회복세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강자들도 가격·생산량 조정으로 실적 반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이 620억 4000만 달러(약 85조 8600억 원)로 지난해보다 63.2%나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올해 낸드 시장 매출이 2023년보다 38.2%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약 4개월 만에 성장 폭을 25%나 상향 조정했다.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시장 분위기를 데이터에 반영한 셈이다.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가도 오름세다. 전체 낸드플래시 용량을 8기가비트(Gb)로 환산했을 때 낸드플래시 가격은 0.078달러로 지난해보다 47.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낸드플래시는 전자 기기 안에 있는 데이터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반도체 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회사들은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낸드를 구입하는 IT 회사들이 금리와 물가 인상 등을 이유로 대규모 투자를 주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AI 수요 증가와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맞물리면서 기업용 낸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아마존 등 클라우드 회사들이 고용량 낸드가 탑재된 120테라바이트(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구입을 재개했다”며 “낸드 재고 수준도 10~12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세계 낸드플래시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낸드 가격을 20% 이상 올리면서 실적 개선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80단 V낸드플래시를 연내 양산하면서 시안 공장을 128단에서 236단 낸드 라인으로 전환하는 계획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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