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환율 움직임이 과도해 변동성이 지속되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일정 중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급격한 원화 절화의 원인과 관련 “미국 달러화 강세뿐 아니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며 ‘강(强)달러’ 현상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또 “엔화와 위안화 약세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필요하면 시장안정화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전날 구두개입을 통해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환율 불안이 이어질 경우 외환당국은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관련 “시기가 지연될 수 있지만, 올해 안에 언젠가는 금리를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년 반 전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금리 인하에 따른 충격도 1년 반 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통화정책 완화 시점과 관련해선 “금리 인하 신호를 아직 보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근원물가는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는 상당히 끈적끈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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