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반려동물 e커머스계의 ‘쿠팡’으로 불리는 업계 1위 펫프렌즈 매각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1대 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펫프렌즈 지분을 팔겠다고 공식화했지만 GS리테일은 다른 펫커머스 계열사인 어바웃펫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아직까지 IMM PE의 펫프렌즈 지분을 우선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발동할지 아니면 동반 매각을 하는 태그어롱 권한을 사용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펫프렌즈는 쿠팡과 유사한 새벽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해 펫커머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IMM PE와 GS리테일은 2021년 7월 펫프렌즈 지분을 각각 65.8%. 30.0%를 매입했고 이이에 GS리테일은 2대 주주에 올라섰다.
IMM PE는 지난해 말부터 펫프렌즈 매각을 공식화하고 주관사 선정 등에 나섰지만 GS리테일은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이 따로 보유하고 있는 펫커머스 업계 2위 규모의 어바웃펫 때문이다. 펫프렌즈를 다른 기업에 매각하자니 어바웃펫의 강력한 경쟁사가 될 상황이고 매수를 하자니 두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손실 합이 344억 원에 달해 감당해야 할 적자 수준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GS리테일로서는 펫프렌즈를 매각하는 것은 펫커머스 시장에 손을 뗄 가능성을 감수하는 중대 결정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펫프렌즈와 어바웃펫의 월평균사용자수(MAU)는 32만 명대 7만 6000명으로 4배 차이가 난다. 펫프렌즈 지분을 타사에 넘길 경우 선도 기업 자리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에서는 GS25 유통망을 이용해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등 GS리테일의 주 사업과 펫커머스의 궁합이 잘 맞는 편이라고 보기 때문에 포기하기는 아쉽다는 시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IMM PE 역시 GS리테일이 인수 적임자라고 보고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GS리테일이 한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펫프렌즈를 선뜻 사겠다고 나서기도 어렵다. GS리테일의 다른 투자처인 푸드커머스 업체 쿠캣과 배달 플랫폼 부릉, 요기요 등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저가 반려동물 용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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