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팀블라인드가 데이팅 앱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정확한 직장·직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앱 틴더와 국내 토종 앱인 위피, 글램의 데이팅 앱 3강 체제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틴더가 배우 전종서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등 경쟁사들은 반격에 나섰다.
1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데이팅 앱 블릿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올해 3월 기준 3만841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1만8573명)에 비해 66% 증가한 수치다.
블릿은 팀블라인드가 2020년 11월 출시한 직장인 데이팅 앱이다. 직장 인증을 한 성인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800만 명이 넘는 블라인드 가입자가 블릿의 잠재 고객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남녀 모두 재직 중인 회사나 직업을 인증해야 가입이 가능하며 전문직의 경우 관련 자격증을 인증해야 한다”면서 “데이팅 상대에 대한 정확한 신원 확인이 어렵다는 기존 데이팅 앱들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블릿의 상승세로 인해 경쟁 앱의 성장세는 꺾였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틴더 MAU는 지난해 3월 기준 20만2079명에서 올해 3월 기준 18만8740명으로 줄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매치그룹이 운영하는 틴더는 전 세계적인 데이팅 앱의 대명사로 국내에는 2018년 진출했다. 국내 토종 앱인 위피와 글램은 더욱 고전하고 있다. 위피는 같은 기간 15만5730명에서 12만1556명으로, 글램은 14만5275명에서 12만7175명으로 감소했다.
만혼 경향도 블릿의 입지 확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혼인 연령이 늦어지면서 플랫폼을 통해 연애 상대를 찾으려는 30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앱이 대학생이나 취준생 이용 비중이 높은 반면 블릿에선 직장인만 가입돼 있다. 실제로 블릿의 이용 연령층 가운데 30대가 59%로 가장 높으며 40세 이상 비중도 6%를 차지한다. 20대 비중은 35%다.
다른 업체들은 블릿의 진격에 맞불을 놨다. 틴더는 인기 배우 전종서와 지난달부터 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Z세대의 솔직한 자기 표현과 선택을 주제로 배우 전종서와 실제 앱 사용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4편을 선보이기로 했다. 틴더 관계자는 “누구나 앱을 통해 소중한 연인 또는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글램 운영사인 큐피스트는 허위 인증 차단에 공들이고 있다. 직원이 수동으로 검증을 하고 페이스 인증 시스템으로 재확인을 실시해 2가지 검증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재검증을 통해 최종 결과를 도출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한 것이다. 자체 검증 결과 악성 유저 비중이 0.05% 미만에 불과하다. 스트리밍 기능도 고도화했다. 실시간 방송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 방송하는 상대와 연락을 주고받는 게 가능하다.
사업 다각화도 이뤄지고 있다. 2017년 위피를 선보인 엔라이즈는 지난 해 8월 건강식 브랜드 프레시코드의 지식재산권(IP)을 인수했다. 3월에 달성한 프레시코드 샐러드 정기배송 주문 수는 1월 대비 3배 증가한 만큼 신(新)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2020년에는 국내 최초 구독형 온라인 홈트레이닝 플랫폼 콰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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