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 한국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7일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는 하이퍼클로바X(네이버·지난해 8월), 엑사원 2.0(LG AI연구원·지난해 7월), 가우스(삼성전자·지난해 11월), 코난LLM(코난테크놀로지·지난해 8월), 바르코(엔씨소프트·지난해 7월) 등 다수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가 최근 발표한 ‘AI 인덱스 2024’에는 한국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한국의 ‘중요 AI 모델’이 0건으로 이스라엘 4건, 싱가포르 3건이라고 비교하며 우리 AI 경쟁력이 낙제점 수준이고 기술 종속의 우려가 있는 ‘AI 후진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구소가 한국을 예로 들며 일부 국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례가 조사에서 빠졌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번 조사가 한계가 있었다고 단서를 단 부분은 누락하며 혼선을 초래했다.
이번 조사에 인용된 파운데이션 모델 숫자의 경우 미국이 109개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20개), 영국(8개), 아랍에미리트(4개) 순이었다. 주목할 만한 AI 모델 108개에도 미국(61개)이 1위였고 중국(15개), 프랑스(8개), 이스라엘(4개),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각 3개), 이집트(2개)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AI 특허는 많이 내지만 AI 인재 유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수의 경우 우리나라가 10.26개로 1위(2022년 기준), 룩셈부르크(8.73)가 2위, 미국(4.23)이 3위, 일본(2.53)이 4위였다. 반면 비즈니스 인적 네트워크 플랫폼 ‘링크드인’에 등록된 한국인 회원 1만 명당 AI 인재 유출 지표가 -0.3을 기록했다. AI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AI 인재 유입은 룩셈부르크(3.67)와 스위스(1.6)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미국·중국에 이은 AI G3 강국 도약을 위한 ‘AI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수립·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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