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잠식 중인 중국 e커머스에 맞서 국내외 e커머스와 물류업체가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와 테무, 쉬인 등과 가격이 아닌 배송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15일부터 물류 솔루션 '네이버 도착 보장'을 통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당일·일요 배송을 시작했다. 당일 배송은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주문 당일에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일요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토요일 주문 시 일요일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도착보장을 통해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일주일 내내 배송이 가능한 물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현재 수도권 중심인 서비스 지역을 내년부터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컬리는 멤버십 가입자의 경우 3개월 간 월 4회 배송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이날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컬리멤버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혜택 가운데 하나가 무료 배송 쿠폰 4장 제공이다. 컬리는 현재 멤버십 가입자에게 월 1장의 무료 배송 쿠폰을 제공하고 있지만 3개월 한시적으로 기존 가입자에게도 4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티몬 역시 최근 콜드체인 상품 배송 서비스 티프레시를 론칭했다. 또 쿠팡은 2026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해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쿠세권’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쿠팡에는 있지만 알테쉬엔 없는’ 압도적인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라며 “멤버십 이용료를 올린 것은 가격이 아닌 배송과 혜택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e커머스에 맞서 배송을 강화하는 곳은 비단 국내 e커머스 뿐만 아니다. 미국 아마존은 무료 배송 품목을 49달러 어치 이상 구입하면 무료 아마존 글로벌 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알테쉬가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자 무료 배송을 위한 최소 주문 금액을 낮춰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2018년과 2020년에도 비정기적으로 99달러 이상 제품 구매자에 한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e커머스가 일제히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선 가운데 물류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물류업계는 해외향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동남아시아 역직구 물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싱가포르 기반 닌자밴과 통관·배송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이 한국 상품을 동남아로 운송하면 동남아 현재 배송은 닌자밴이 맡는 방식이다. 이로써 한국 셀러는 CJ대한통운의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해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으로 제품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의 핵심 전선(戰線)은 결국 가격과 배송 두 축에서 형성된다”며 “10분의 1 가격으로 제품을 뿌리는 알테쉬와 가격으로 싸우기는 힘든 만큼 업계는 점점 더 파격적인 배송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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