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이 2027년이면 남아 있는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서울 여의도 산은 본사에서 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 개선 계획을 회람했다. 개선안은 태영건설 대주주 주식을 100대1로 감자하고 채권단 출자전환 등을 거쳐 1조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게 골자다.
산은은 기업 개선 계획이 실행되면 태영건설의 기말 현금이 올해 267억 원에서 이후 4551억 원, 5265억 원, 6247억 원으로 매년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출자전환 이후 남게 되는 채권단의 잔여 채권이 5122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4년간 이 잔여 채권을 전부 갚고도 남을 정도로 태영건설의 자금 사정이 개선된다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잔여 채권에 대해 3년간 상환을 유예하고 금리도 3%로 낮춰 태영건설의 영업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며 “건설공제조합 등의 신규 보증 한도도 기존보다 1000억 원 늘어난 500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태영건설의 실적도 당장 올해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은에 따르면 올해 태영건설의 당기순이익이 198억 원을 기록하고 2027년에는 402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충당부채로 지난해 1조 6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대규모 자본 확충 덕에 올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고 내년 부채비율은 20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산은은 19일 기업 개선 계획을 금융채권자협의회에 부의하고 30일 의결할 계획이다. 산은은 “이번 워크아웃과 기업 개선 계획은 대형 건설사에 대해 개정 기업구조조정촉진법과 ‘워크아웃 건설사 업무협약(MOU) 개선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진행한 첫 사례”라면서 “주 채권자와 PF 대주단이 자율적으로 협력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PF 사업장의 연착륙과 PF 우발 부채의 질서 있는 처리가 가능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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