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초콜릿과 조미김 등 먹거리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국내 최대 초콜릿 생산업체인 롯데웰푸드는 역대 최고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된 코코아(카카오 열매 가공물) 수급 부담을 인상의 이유로 꼽았다. 원초 가격이 급등하자 조미김 중견업체 3곳도 제품 값을 올렸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다음달 1일부터 초콜릿류 권장소비자가를 평균 12% 인상키로 했다. 대상 품목은 코코아를 원료로 한 초콜릿류 건빙과 17종이다. △가나마일드 34g(1200원→1400원) △초코 빼빼로 54g(1700원→1800원) △크런키 34g(1200원→1400원) 등이 적용을 받는다.
롯데웰푸드가 관련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건 국제 시장에서 코코아 시세 급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 당 1만 66달러를 기록했다. 그간 2000달러 내외에서 시세가 형성됐지만,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올해 1월부터는 47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상태다. 카카오빈 원물을 직접 수입해 초콜릿을 만드는 공장을 보유한 기업은 국내에서 롯데웰푸드가 유일하다.
문제는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주산지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지난해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해서다. 엘니뇨 등 기상 이변과 병충해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 국가를 포함한 서아프리카 지역은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식탁에 오르는 조미김 가격도 오른다. 중견 업체인 광천김과 성경식품, 대천김은 이달 제품 값을 잇따라 올렸다. 광천김은 지난 1일 대부분 품목의 가격을 15~20% 인상했다. 성경식품도 이달 초 슈퍼마켓을 포함한 일부 유통 채널에서 조미김 값을 평균 10% 가량 올렸다. 내달 다른 채널에서도 동일 수준의 인상에 들어간다. 대천김이 생산한 김가루 등 가격도 이달 약 20% 상승했다.
대기업인 CJ제일제당과 동원F&B는 조미김 가격과 관련해 “아직 인상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원초가 각광받으면서 조미김 업체들은 오히려 재료 수급이 불안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 밖에 신라호텔도 다음 주부터 애플망고빙수 가격을 10만 2000원으로 4000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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