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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6000원 vs 14만 3501원…20~30% 비싼 전기차 타이어 '전성시대' [biz-플러스]

전기차용 타이어 한짝 당 가격

일반보다 비싸고 고성능과 비슷

전기차 캐즘에도 타이어는 '맑음'

작년 전기차 판매량 역성장에도

평균 2~3년 교체주기 올 본격화

보급형 차량 출시도 중장기 호재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의 재생타이어 시장을 겨냥해 2022년 전기차용 타이어 ‘ 아이온(iON)'을 출시했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전기차용 타이어는 판매 단가가 높아 고수익 제품으로 분류된다. 무겁고 출력이 높은 전기차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보강재를 넣기 때문에 내연기관차 타이어보다 비싸다. 현재 온라인에서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온의 AS 19 인치 타이어 가격은 17만6000원으로 동일 규격의 일반 타이어(벤투스 S2) 14만3501원보다 22.6% 비싸고 내연기관 고성능 제품인 에보Z AS(17만267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타이어 3사의 주요 타이어 가격을 살펴봐도 전기차용 타이어가 20~30%가량 비싸다.

단가가 높은 전기차용 타이어가 타이어업계의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처음으로 역성장했지만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은 타이어 교체 시기 도래와 보급형 전기차 출시 계획 등이 맞물리면서 고속 질주가 예상되서다.



전기차 캐즘에도 전기차 타이어는 쾌속 질주…타이어3사 매출 목표 상향


한국앤컴퍼니는 2020년 경기도 판교에 신사옥 ‘테크노플렉스’를 세웠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는 전기차 판매 부진에도 올해 전기차용 타이어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2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국내 1위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매출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25%로 끌어올렸다. 금호타이어(073240)도 같은 기간 9%에서 16% 이상으로 늘렸고 지난해 EV 제품 비중 8%를 기록한 넥센타이어 역시 올해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은 오히려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어 업계가 판매 목표치를 끌어올린 것은 올해부터 기존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신차 타이어(OE)의 판매를 교체용 타이어(RE)가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타이어 시장에서 RE 판매 비중은 70% 안팎이며 타이어 3사가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전기차용 타이어의 교체 주기는 2~3년으로 짧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탑재해 내연기관차보다 300㎏ 정도 무겁고 힘이 세다. 타이어 마모가 빠를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 타이어의 교체 주기는 5년 안팎이다.

금호타이어는 경기도 용인시에 타이어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중앙연구소를 두고 있다. 사진제공=금호타이어


2021년 기점 국내 전기차 보급 확산…잠재 교체 수요만 15만대






우리나라에는 2021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었다. 2020년 4만 6538대였던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2021년 9만 8039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2년은 16만 1449대, 2023년은 15만 9693대다. 교체 주기를 고려하면 올해에만 약 26만 대의 전기차가 잠재적인 타이어 교체 대상이다. 이 가운데 60%만 교체해도 15만 3000대에 이른다.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 확대는 타이어 3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타이어 3사가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이유다. 증권가는 올해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0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타이어 3사는 해외 공장 증설 등 생산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2026년까지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2차 증설을 마무리한 베트남 공장 안정화 등에 기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28년 북미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하반기 전기차 대중화 모델 출시 대기…타이어 재생시장 더 커질 듯


올 하반기 출시될 기아의 대중화 전기차 모델 EV3의 콘셉트. 사진제공=기아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4000만 원 안팎의 보급형 전기차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점도 타이어 업계에는 호재다. 캐즘에 빠진 전기차 시장을 깨울 트리거가 될 수 있어서다. 기아는 하반기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와 전기 세단 EV4를 출시한다. 내년에 준중형 SUV EV5까지 출시한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이들 차량은 3000만 원 후반에서 4000만 원대 초반에 살 수 있다.

한국GM은 연내 4000만 원대 중형 전기 SUV인 쉐보레 이쿼녹스EV를 국내에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판매량 둔화에도 타이어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RE 판매가 수익성 개선에 큰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차 출시는 OE 판매뿐 아니라 2~3년의 시차를 두고 RE 시장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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