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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새 2조나 빠진 달러예금…기업고객 이탈

강달러에 인출 더 가속화할듯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이 이달 들어서만 2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00원을 넘어서면서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달러를 대거 인출한 결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이달 18일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558억 6560만달러(약 77조 400억 원)로, 지난달 말(573억 7760만달러)보다 15억 1203만달러 빠졌다. 약 2조원 넘는 금액이 3주도 안돼 인출된 것이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해뒀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환율이 내리면 예금을 맡겨두는 수요가 증가하고, 오르면 찾으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예금 잔액이 줄어든다.

달러 예금 인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원·달러 환율이 이달 16일 17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하면서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달러 예금 고객 절대다수인 기업들이 환차익을 위해 달러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가기준으로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고금리 인상 여파 등 세 차례뿐이다.



달러화 강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지며 달러 인출이 앞으로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겹겹이 터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최근 3달간 물가 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지연되고 있다.

외환당국은 최근 구두개입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당국의 구두개입은 2022년 9월15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이 현 수준에서 추가로 대폭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이 확전으로 치닫지 않으면 환율도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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