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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최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고민…“기관 90%가 초과 베팅” [시그널INSIDE]

HD현대마린솔루션 IPO 수요예측 흥행

국내 기관 다수 10만 원 이상에 주문 써내

공모액 7423억 원·시총 3.7조 원 이상 전망

관계자 “공모 자금 크게 부풀릴 가능성 낮다”

HD현대마린솔루션 선박 수리 작업장 전경. 사진 제공=HD현대마린솔루션




올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다수가 공모 희망 가격 범위(7만 3300~8만 3400원·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주문을 써낸 것으로 파악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대기업 계열사 IPO 사상 최초로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정할 지, 혹은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택해 일반 청약 흥행을 노릴 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5영업일 동안 진행된 HD현대마린솔루션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가의 약 90%가 밴드 최상단가(8만 3400원)보다 19.9% 높은 10만 원을 희망 공모 가격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국내 기업설명(IR)회에 초청한 기관이 60여 곳인데 정작 수요예측에서는 2000곳 안팎 기관이 ‘묻지마 베팅’을 한 셈”이라며 “1주라도 물량을 더 얻기 위해 주문가를 높게 써낸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약 200 대 1로 전해졌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공모가를 밴드 상단가 이상으로 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밴드 상단 기준 공모액은 약 7423억 원, 기준 시가총액은 3조 7071억 원이다. 이는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IPO 이후 가장 큰 공모 규모다.



관건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할 지 여부다. 만약 공모가를 10만 원으로 정할 경우 공모액은 8900억 원, 시가총액은 4조 4450억 원으로 늘어난다.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서는 회사로 들어오는 자본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향후 물류 인프라 구축, 국내외 항만 창고 확보 과정에서 여유가 생긴다.

그동안 국내 코스피 IPO 역사상 대기업 계열사들이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한 사례가 없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 최대어였던 두산로보틱스(454910)도 주문 물량 기준 57%가 밴드 상단을 초과했지만 공모가는 상단가를 넘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규모 수천억원 수준의 딜은 해외 연기금, 금융사 같은 ‘큰손’들의 투자가 중요한데 이들은 밴드 상단을 초과해 투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중복상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기업 계열사 IPO 과정에서 시장 친화적인 공모 가격을 유지하려는 발행사의 의지도 강하다”고 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 고위 관계자는 “과거 현대중공업 IPO 당시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주문이 다수였음에도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를 정한 사례가 있듯이 회사가 공모 자금을 크게 부풀릴 가능성은 낮다”며 “공모 물량을 늘리는 것 역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는 24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25~26일 이틀 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일반 투자자들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공동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인수사로 합류한 대신증권(003540)·삼성증권(016360)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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