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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PE 눈독…'귀하신 몸' 된 국내 미용기기 업체[시그널]

클래시스 인수 기점 관심 높아져

제이시스·파마리서치 등도 거론

운용사, 직접 방문해 매각 러브콜

관련 상장사 시장가치도 상승세

클래시스의 신제품 ‘슈링크 유니버스'. 사진 제공=클래시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도 때마다 트렌드가 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가 특정 업종의 회사를 인수해 몇 년 만에 기업가치를 몇 배로 키워내면 2~3년 뒤 다른 운용사들도 앞다퉈 동종 업계 매물들을 사기 시작한다.

요즘의 트렌드는 바로 '미용 의료기기'다. 고주파나 레이저, 초음파 등을 피부에 쏴 탄력을 높여주는 방식의 의료기기 전문업체들이 속속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매각 여부를 고민하기도 전에 유수의 사모펀드들이 먼저 회사를 방문해 거래를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계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피부 미용 의료기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요 회사 중 한 곳인 제이시스메디칼(287410)과 피부 재생을 돕는 의료기기 '리쥬란'으로 유명한 파마리서치(214450)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다만 두 곳 모두 창업자가 매각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드 규모가 큰 사모펀드 운용사 대부분이 미용 의료기기 회사와 접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거래 성사 관건은 오직 최대주주의 의사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2022년 4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의 클래시스(214150) 인수를 기점으로 업계에선 미용 의료기기의 최대주주의 매각 의사를 타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클래시스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 에너지를 피부 진피층에 쏴 탄력을 높여주는 '슈링크'로 잘 알려진 회사다. 베인캐피탈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회사 경영권 지분(60.84%)를 6699억 원에 인수했다. 주당 1만7000원에 책정됐던 클래시스 주가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4만원에 육박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인수가 대비 2배 넘는 성장을 이룬 셈이다.

1년 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경쟁사인 루트로닉을 인수하면서 다른 운용사들도 경쟁적으로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앤컴퍼니는 코스닥 상장사였던 루트로닉의 대주주 지분을 인수한 뒤 공개매수와 주식 교환으로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후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미국 업체 사이노슈어를 인수해 '사이노슈어 루트로닉'이라는 이름으로 양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미용 관련 상장사들의 주가도 최근 힘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용 관련 기업들의 시장가치를 상각전영업이익(EDITDA)으로 나눈 비율(EV/EDITDA)은 지난 2월 9.7배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12배 수준을 회복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2월 14.4배까지 하락했다가 17.6로 올라섰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의료·미용 업체들은 한국의 높은 의료 접근성과 간편한 시술 방식, 빠른 회복 기간을 추구하는 환자들의 수요에 발맞춰 급성장했다"며 "의료미용 업종이 성장 2막에 접어들어 업체 간 합종연횡과 해외 시장 진출로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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