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로 예정됐던 델리오 파산 심문기일이 한 달 뒤로 연기됐다. 파산 신청인 측과 델리오 측은 심문 연기의 책임 소재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4일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예정됐던 델리오 파산 신청 관련 첫 심문기일을 한 달 뒤인 5월 21일로 연기했다. 델리오 측이 전날 준비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제출한 심문기일 연기 신청서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법원은 이날 심문기일에 델리오의 자산상태와 채무변제능력 등을 심문해 파산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지난 5일 델리오 채권자 141명이 법무법인 로집사를 통해 서울회생법원에 델리오 파산 신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절차다. 앞서 해당 법무법인은 델리오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회생절차 진행이 채권자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난 4일 기각했다.
델리오가 심문기일 연기를 신청한 배경을 두고 파산 신청인 측과 델리오 측의 의견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델리오 측은 심문기일에 앞서 필요한 자료가 뒤늦게 송달되면서 심문기일 준비시간이 부족했다고 주장한다. 파산절차 신청 시 델리오의 주소를 잘못 기재해 관련 서류 일체가 델리오에 송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델리오 관계자는 “파산 신청인 측이 파산신청서를 일부러 다른 주소로 보내 송달을 받지 못하게 했다”며 “파산신청서를 심문기일 이틀 전 메일로 받아 준비시간이 부족해 심문기일 연기 신청을 했고 법원에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반면 파산 신청인들을 대리하는 이정엽 법무법인 로집사 변호사는 델리오 측이 고의적으로 신청서 송달을 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델리오 대표 A씨가 절차 이행을 따르지 않은 데에 대해 추가적인 고소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산 신청에 대한 양 측의 입장 차이도 여전하다. 델리오 채권자들도 파산을 신청해야 한다는 쪽과 파산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며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파산을 찬성하는 쪽은 델리오가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다고 보고 파산을 신청해 자산의 일부라도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델리오는 현재 변제능력이 없는데 채무 변제가 가능한 것처럼 채권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다수 당사자 사건의 경우 민사 소송의 진행이 어려운 점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델리오는 회사 운영을 재개해 하루인베스트 등 다른 예치서비스에 묶여있는 델리오 자산을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델리오 관계자는 “델리오가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파산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채권자 대다수인 590여명이 가입된 채권자협회도 파산을 반대하고 있는데 회사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것처럼 채권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델리오는 지난해 6월 14일 돌연 출금을 중단해 논란에 휩싸였다. 델리오 대표이사 A씨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2년간 피해자 2800여 명에게 총 2450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