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에 방점을 찍었다. 과거 ‘범용의 롯데’라는 오명을 벗고 스페셜티 소재를 전체의 60% 이상으로 확대한다. 롯데케미칼의 스페셜티 소재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영준 대표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고객사 요구에 맞춘 ‘테일러-메이드’를 통해 세계 최고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3대 플라스틱 박람회인 ‘차이나플라스 2024’를 찾았다. 전시장을 둘러본 그는 “화학 소재 산업에서 스페셜티의 비중은 아직 20%에 불과하지만 대세가 된 것은 분명하다”며 “롯데의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력, 노하우 등의 강점을 살려 격차를 더 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첨단 소재 사업 부문을 통해 스페셜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각종 가전·IT 기기의 내·외장재에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을 연 100만 톤씩 생산, 판매한다. TV용 스페셜티 소재 시장의 경우 롯데케미칼의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덕분에 첨단 소재 부문 매출은 롯데케미칼의 전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홀로 흑자를 유지하며 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독일의 코베스트로와 사우디아라비아 사빅에 이어 글로벌 톱3로 평가받고 있다”며 “통신과 의료기기 등 이제 막 스페셜티 소재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산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은 물론 미국·유럽·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세계 10여 곳에 스페셜티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는 이 공장들을 자동화하고 라인을 조정해 생산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고객사들이 원하는 스펙에 맞춰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만의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범용에 이어 스페셜티 시장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정부의 지원과 애국소비 등으로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며 “아직 기술력 차이는 크지만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더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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