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352820)가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에 대해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며 감사에 이어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룹 뉴진스가 속해 있는 어도어를 두고 양측의 경영권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 대표는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나눈)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며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일부가 어도어 경영권과 뉴진스 멤버들을 빼내려 했다고 의심하며 지난 22일 전격 감사에 착수했다. 이어 이날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민 대표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등을 경영권 탈취 증거로 제시했다.
민 대표는 "이게 배임이 될 수가 없다"며 "나는 일을 잘한 죄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실적을 잘 내고 있는 계열사 사장인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배임"이라며 "(일련의 사태가)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그는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적당히 벌어서 꿈을 펼치고 사는 게 방향성"이라며 "여자가 사회생활을 하는 게 이렇게 더럽다고 하는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민 대표는 이날 두 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특히 논란이 된 문건과 카카오톡 대화 발췌본에 대해 "우리 '노는' 이야기를 진지병 환자처럼 '사우디 국부 펀드' 운운하며 (하이브가) 이야기했다"며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이다. 이 아저씨들, 미안하지만 'X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며 경영권 찬탈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제가 하이브와 이상한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저한테는 올무다. (계약에서) 팔지 못하게 묶어둔 (내 지분) 18%로 경영권을 찬탈한다고 X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게 노예 계약처럼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계약 때문에 제가 하이브를 영원히 못 벗어날 수 있다고 압박받는 상황에서 뉴진스를 카피한 아일릿까지 나왔다. 나를 말려 죽이겠다는 것을 느꼈다"며 문제의 대화록과 문건은 그런 상황에서 '노는 얘기'처럼 나왔다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 대표를 겨냥해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조언) 받아 이행하는 심각한 ‘주술 경영’의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무속인에게 자문을 한 것이 아니라 지인이 무속인이었을 뿐”이라고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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