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HLB(028300)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 허가를 확신합니다. 2024년 5월은 HLB가 세계 100대 빅파마로 성장하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진양곤 HLB 회장은 23일 유안타증권 GWM반포센터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진 회장이 리보세라닙의 FDA 품목 허가를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한 ‘연속 IR’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진 회장은 HLB의 기업 가치를 알리기 위해 약 5개월간 전국을 돌며 증권사 주요 영업지점 등 총 25곳을 발로 뛰었다. 그는 “코피를 쏟아가며 영업점을 돈 것은 보스가 ‘바이오 전문가’가 아니란 이유로 뛰어난 연구원들의 성과가 폄훼되고 있다는 미안함 때문”이라고 했다.
FDA는 현재 리보세라닙의 본심사 막바지에 진입했고 다음달 16일 이전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도 리보세라닙의 승인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직접 FDA 허가를 받은 사례가 전무후무한 데다 항암제 중에서도 간암 치료제 개발이 워낙 어렵기 때문이다. 빅파마인 머크와 에자이, 로슈와 엑셀리시스조차도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에서 아쉬운 결과를 냈다.
하지만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 개발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부작용이 적은 단일 표적 항암제를 개발하는 길로 갔고, 로슈의 ‘아바스틴’과는 차별화된 기전으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운이 따랐다”며 “임상 결과 경쟁 제품들과 달리 정확히 암세포에만 타격을 가하고 생존 기간은 22.1개월로 지금까지 개발된 간암 1차 치료제 중 가장 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FDA 승인은 물론이고 간암 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 50%로 영업이익 2조 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출시된 간암 치료제 중 생존 기간이 19.2개월로 가장 긴 로슈의 병용요법에서 여러 단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로슈의 점유율이 지난해 2월 70%에서 11월 50%로 줄어든 것은 ‘위장관 출혈’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 때문”이라며 “리보세라닙 투여 시에는 출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행여 발생하더라도 반감기가 11시간으로 로슈의 아바스틴(20일) 대비 극히 짧아 바로 투여를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 간암 치료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리보세라닙의 장점이다. 진 회장은 “로슈 치료제는 비알코올성 간염으로 인한 간암에, 아스트라제네카 치료제는 C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리보세라닙은 모든 간암에 효과를 보였다”면서 “로슈의 치료제는 간암 환자의 71%를 차지하는 간 기능 저하 환자에게 약효가 없었다는 점도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높은 점유율을 자신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최근 항암 치료에서 표적 항암제와 면역 항암제 병용요법이 주목받고 있는 점도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그는 “리보세라닙의 FDA 승인이 나오면 머크,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등 면역 항암제를 보유한 빅파마 기업들이 HLB와 손잡고 병용요법 임상을 하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간암 외에도 간동맥 화학색전술, 위·식도암, 난소암, 유방암 등의 임상을 진행 중이라 추후 리보세라닙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진 회장이 87%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신하는 것은 HLB의 중국 파트너사인 항서제약 덕분이다. 그는 “항서제약이 10년 전부터 FDA 기준에 맞는 생산 공장을 가동한 덕분에 약을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미국에서 가장 낮은 원가로 리보세라닙을 팔 수 있게 됐다”며 “2주 전 급히 항서제약 회장과 만나 생산을 며칠이라도 앞당길 수 있는지 물었고 ‘밤을 새워서라도 협조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HLB는 다음달 세계 최대 암 학회인 미국암학회(ASCO)에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글로벌 임상 3상에 참여한 환자의 최종 생존기간을 추적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다. 진 회장은 “경쟁사인 에자이조차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치료 효과가 제일 좋다고 공식 평가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세계 100대 제약사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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