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외국환은행의 하루 외환 거래액이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학 개미’ 영향과 더불어 환 헤지 수요가 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분기 외국환은행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694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9.6%(60억 8000만 달러) 늘어난 수치다. 상품별로는 현물환 거래 규모가 261억 2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7.9%(19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파생상품 거래 규모 역시 432억 8000만 달러로 10.7%(41억 7000만 달러) 늘었다. 은행별로는 외국은행 지점의 거래가 383억 3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17%(55억 6000만 달러) 증가했다. 국내 은행의 거래 규모도 310억 6000만 달러로 1.7%(5억 3000만 달러) 늘었다.
외국환 거래가 증가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해외증권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1분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액은 1283억 달러로 지난해 4분기(914억 달러)보다 369억 달러 늘었다. 올 초 미국 증시의 상승 랠리를 주도한 ‘엔비디아’ 투자 열풍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시장 월평균 거래액도 216억 달러로 전 분기(182억 달러)보다 34억 달러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 여파도 작용했다. 3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7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말 1288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5%가량 상승한 것이다. 1분기의 계절적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는 통상 기업들이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을 하는 시기로 추가적인 지출을 하지 않는다. 1분기에 기업들이 비용 지출을 재개하며 외환 거래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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