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298040)이 10년 만에 찾아온 전력 기기 슈퍼 사이클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그룹의 알짜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미에 이어 유럽에서도 신규 수주가 쏟아지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으로 첨단산업 시장이 커지면서 전력 기기 호황기가 최소 5년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004800)중공업의 올 1분기 전력 기기 신규 수주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로 뛰어 올랐다. 유럽은 해외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를 밑돌며 미미했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면서 북미와 중동에 이어 주요 전략지로 부상했다.
효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데이터센터 등으로 변압기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며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따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수요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효성중공업의 유럽 수주가 늘어나면서 매출 비중도 두 자릿수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미국 공장 법인도 올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확실하다. 효성중공업은 2019년 말 일본 미쓰비시로부터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약 500억 원에 인수했다.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이어갔던 미국 공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률이 상승하며 4분기에 순이익 흑자로 돌아섰다. 수주 잔액이 계속 증가하는 만큼 올해는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관측이다.
효성중공업의 실적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르게 성장한 전력 인프라 시장이 이끌고 있다. 전력 기기 빅마켓인 미국에서 노후 설비 교체 수요가 급증한 데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AI 붐이 맞물리면서 호황기가 길어지고 있다. 특히 AI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전력 인프라 확충이 시급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은 2026년까지 1000TWh 이상으로 증가해 일본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신공장도 늘어나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ESS 등 관련 설비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력 기기 산업 슈퍼 사이클이 2030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공급난이 심각한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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