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대한 상생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기부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접대 명목으로 사용한 돈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국내 8개 카드사의 지난해 기부금은 총 295억 원으로 전년(298억 6400만 원)에 비해 4억 원가량 줄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BC카드의 기부금이 10억 7300만 원으로 같은 기간(17억 4700만 원) 대비 39% 감소하며 가장 크게 줄었고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27억 8100만 원과 4억 3500만 원으로 각각 2300만 원, 6300만 원 감소했다.
고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낮은 카드 수수료율로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비판받기 쉬운 기부금마저 줄이며 ‘마른 수건 짜기’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부금은 줄였지만 접대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의 접대비는 총 134억 3800만 원으로 직전 연도(127억 9400만 원) 대비 5%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접대비가 21억 5400만 원으로 22% 많아졌다. 우리카드는 22억 2300만 원으로 14%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국민카드의 접대비는 32억 7200만 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으나 2% 늘어나는 데 그치며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접대비는 늘리고 기부금을 줄인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선택적 비용 절감’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비용 절감을 외치고 있으나 임직원 연봉은 여전히 최상위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혜택이나 기부금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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