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코스닥 상장사 커넥트웨이브(119860)에 대한 공개매수 계획을 알리기 전 시장에서 또다시 거래량이 폭증하고 주가가 튀어 오르는 상황이 연출됐다. 공개매수 때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며 선행 매매 의혹도 커지고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 그중에서도 JP모간을 통한 대량 매수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커넥트웨이브 주식 거래량은 약 193만 주를 기록해 전일 대비 40배 이상 폭증했다. 같은 날 주가도 전일 대비 18.85% 뛰어 1만 3100원에 마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당 1만 8000원의 공개매수 계획이 사전 노출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공개매수 거래 공시 전날 특정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대량 순매수가 잦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특정 창구를 통한 대량 매수 패턴이 확인되지 않지만 최근의 공개매수 3건에서 모두 JP모간을 통해 이례적 순매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26일 외국인들은 커넥트웨이브 주식 총 6만 9286주를 순매수했는데 이 중 JP모간을 통해서만 4만 5754주 순매수 됐다. 락앤락(115390)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이달 17일에도 외국인들의 대량 순매수세(16만 9423주)가 있었고 이 가운데 JP모간이 3만 3923주로 가장 많았다. 올 초 쌍용C&E(003410) 공개매수 발표 2거래일 전인 2월 1일에도 JP모간에서 총 27만 918주 순매수되며 국내외 전체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들 3개 종목 모두 이전까지는 JP모간에서 눈에 띄는 순매수세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유독 공개매수 직전 특정 외국 증권사를 통해 대량 매수가 있어 최종 투자자가 누군지 궁금증이 커지는 것”이라며 “감독 당국 입장에서는 국내 증권사를 통하는 투자자보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하는 투자자를 가려내는 게 훨씬 번거로운 작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투자자 중 해외 조세회피처에 소재한 법인, 펀드 등이 많다”며 “해당 증권사 트레이더들이 이들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거래를 대신 체결해주는 형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JP모간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IB 업계에서는 공개매수 때마다 주가가 사전 급등하는 비정상적 행태를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모펀드 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비판에 노출되고 공개매수 거래를 주도하는 주관 증권사와 이를 보조하는 법률 자문사 등 업계 전반에 의심의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감독 당국은 최근 공개매수 종목의 주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조사국 내 시장정보분석팀에서 특이 거래와 제보, 언론 기사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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