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급여의 일부도 조기 수급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다. 고령층의 ‘부동산 자산 연금화’를 돕는 정책도 본격 추진된다. 중소기업의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를 독려하기 위해 정책 지원도 강화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노동·교육·연금개혁과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병행해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회이동성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상하는 ‘역동경제’의 핵심으로 꼽힌다. 정부는 크게 △맞춤형 자산 형성 지원 △양질의 일자리 △교육 기회 확대 △약자 복지 강화라는 테마로 사회이동성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자산 형성 지원 측면에선 국민연금 부분연금제도 도입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부분연금제도란 국민연금 급여 일부를 조기에 수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현행 제도에선 국민연금을 애초 수령 나이보다 일찍 타려면 급여 전액을 조기에 수급해야 한다. 그러나 연금을 1년 조기 수령할 때마다 받을 수 있는 돈이 6%씩 깎이게 된다. 그러나 최근 ‘소득 크레바스’ 문제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연금을 조기 수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조기노령연금 총 수급자는 84만 9744명으로 관련 제도가 시행된 1999년 이후 가장 많았다.
고령층의 부동산 자산을 연금·유동화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부동산 연금화 촉진세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부 합산 1주택 이하 기초연금수급자가 장기 보유한 부동산을 양도하고 연금 계좌에 납입할 시 세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연금 계좌 납입액에 1억 원 한도로 양도소득세를 경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고령층이 보유한 부동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주택·농지연금이나 부동산 신탁 등 관련 연금 상품 개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일자리 정책에선 일·가정 양립 지원이 주요 테마로 담겼다. 먼저 육아휴직 등에 따른 대체인력 채용을 촉진하기 위해 사업주 지원금을 재설계하기로 했다. 2022년 폐지된 대체인력 지원금을 되살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재택·원격근무나 시차출퇴근 등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하고 있는 유연근무장려금이나 관련 컨설팅 혜택 역시 확대한다. 이와 함께 현재 월 최대 150만 원인 육아휴직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배우자 출산 휴가를 10근무일에서 20근무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통합고용세액공제에서 우대 지원 대상인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업종 제한을 폐지하고 경력단절남성도 세제 혜택에 포함한다.
교육 분야에선 대학 편입제도 개선 검토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론 교지·교원·교사 및 수익용 기본재산 등 편입학여석 산정 기본 요건을 손봐 편입학 기회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희망사다리 I 유형 장학생을 선발할 때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우선 선발하기로 하는 등 저소득층 중심 장학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노동개혁(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 교육개혁(교육 기회 확충), 연금개혁 및 자본시장 선진화와 함께 이번에 발표한 사회이동성 개선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사회이동성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달 중으로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을 발표하고 6월엔 ‘역동경제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후속 대책을 지속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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