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 금지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하원 역시 모든 러시아산 저농축 우라늄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안이 발효되면 90일 후부터 미국의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은 제한될 예정이다. 다만 2028년 1월까지는 한시적으로 면제 조치가 시행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내 90개 이상의 상업용 원자로에서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의 4분의 1을 공급한다. 이는 미국에 우라늄을 공급하는 국가 가운데 최대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 38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백악관은 올해 초 미국 의회에 자국 우라늄 산업을 지탱하기 위한 자금 27억 달러를 확보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백악관은 “러시아에 대한 우라늄 의존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경색된 미국 경제와 민간 원자력 산업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이는 국가 안보상 우선순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 조치가 발효되더라도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운영업체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로는 통상 18~24개월마다 연료를 재급유하며 연료 구매 협상은 재급유가 필요한 시점보다 훨씬 앞서 진행된다. 블룸버그는 “이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원자로를 계속 가동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우라늄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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