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대표 측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 20%가 과도한 보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업 기간으로만 보면 어도어는 올해로 창사 3년차를 맞는 스타트업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이 성공해 임직원이 자사주 10%만 받아도 대단한 성과”라며 “민 대표가 받은 급여와 지분 모두 일반적인 스타트업이라면 기대하기 힘든 특혜”라고 평가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와 측근이 받은 어도어 지분 20%는 스타트업 업계 평균을 2배 이상 웃돈다. 민 대표 측은 애초 15% 지분을 받았다가 뉴진스가 성공하자 하이브에 5%를 추가로 얻어냈다. 하이브 관계자는 “민 대표 측이 지분을 강력히 원해 보상 차원에서 지급했지만 돌이켜보면 과도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 대표의 20% 지분율은 스타트업계에서는 전무후무한 규모”라며 “여타 스타트업은 최고경영자(CEO)만이 아닌 임직원의 자사주 비중이 최대 10%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고 한다.
IB 업계에서 민 대표 측 지분율이 과다하다고 보는 이유는 어도어 설립 당시 낮은 기여도다. 실제 하이브는 창업 초기 자본금을 100% 제공했고, 아이돌 그룹의 핵심인 멤버도 다섯 명 중 네 명은 하이브 측이 이미 선발했던 인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어도어 자본금은 161억 원으로 모기업인 하이브가 100% 출자했다. 2022년 말까지는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100%를 들고 있었지만 2023년 들어 민 대표(18%)와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내이사 2인(신모 부대표·김모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 2% 지분을 확보했다.
게다가 민 대표는 스톡옵션이 아닌 이미 발행된 주식을 받아냈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주식 매입 자금을 지원하고, 민 대표가 스톡옵션은 세금이 과다하다고 주장하자 구주를 배정하는 식으로 특혜를 제공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초 민 대표에게 부여됐던 건 스톡옵션이었지만 매각 시 세금만 50% 넘게 부과돼 이미 발행된 주식을 부여한 것으로 안다”며 “이 경우 세금이 20%대로 대폭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 측은 주식 매수 자금이 부족해 하이브 측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창업 공신’으로 불리우는 여타 전문경영인(CEO)과 비교해도 민 대표 지분은 높다. 카카오게임즈 창업의 1등 공신으로 손꼽히는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기업공개(IPO) 직전 보유했던 카카오게임즈 지분은 4.22%에 불과했다. 민 대표 측 지분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업종은 전혀 다르지만 3조 7000억 원대 몸값으로 올 상반기 IPO 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이기동 대표는 스톡옵션을 포함해 자사주를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대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전신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이던 2021년 대표에 취임해 IPO까지 이끌어 왔다.
민 대표는 급여로도 최소 20억 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민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총 48억 1458만 원을 받아갔다. 전년인 2022년(21억 5222만 원) 대비 2.24배 증가했다. 어도어 사내이사는 민 대표를 포함해 총 3명인데 이 중 최소 30억 원 이상을 민 대표가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브와 민 대표 측 설명을 종합하면 민 대표는 지난해 성과급으로만 20억 원을 수령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민 대표는 높은 급여에 주식 보상까지 두둑이 챙겨간 셈”이라며 “대부분 CEO는 미래 기업 가치 제고를 조건으로 스톡옵션을 받거나 일회성 성과급으로 실적 보상을 받는 것과 대비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하이브와 민 대표의 주주간계약에 '계약을 위반할 경우 하이브는 민 대표 등이 보유한 주식의 전부를 액면가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업무상 배임죄 의혹이 법원에서 유죄로 판결이 나면 최소 1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민 대표의 어도어 지분 가치는 29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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