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이 최근 한 달 새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천연가스 감산 소식과 함께 여름이 다가오며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혜택을 볼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2배로 추종하는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4월 한 달간(3월 29일부터 4월 30일까지) 12.8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투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역시 같은 기간 12.98%의 수익률을 보이며 상승기류를 탔다.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6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만 MMBtu(열량 단위)당 1.95달러로 4월 1일(1.73달러)보다 12.72% 상승했다.
천연가스는 그간 어긋나던 수요와 공급 문제가 해결되며 반등하는 추세다. 지난해 겨울 지구촌 이상고온현상으로 난방 수요가 감소하면서 천연가스 수요 역시 비정상적으로 급감했다. 이에 천연가스 재고가 쌓이며 가격은 폭락했다. 이 때문에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N의 경우 올 1분기까지는 지난해 대비 하락해 수익률이 나빴다.
그러나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 업체 EQT가 감산을 발표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최근 미국 날씨가 더워지며 냉방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 또한 가격 상승 요인이다. 김광래 삼성물산 연구원은 “예년보다 높은 냉방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천연가스 가격 상승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AI 산업의 인기로 향후 천연가스 업계가 호조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빅테크 기업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공급 안정성이 뛰어난 천연가스 발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연가스 발전은 신규 장거리 송전망을 필요로 하지 않아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 더욱 유리하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점차 현실적 전력 생산 대안인 가스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빅테크들이 무탄소 전력 사용을 공언한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대규모 원자력 에너지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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