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자사 강판으로 만든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 공략을 본격화한다. 현지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세일즈에 나서 비현대차 비중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차체 소재 및 부품학회인 ‘CBP(Car Body Parts 2024)’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IABC’에 참가한다.
글로벌 완성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강판 관련 기술과 솔루션을 발표하고 개발 중인 제품을 적용한 콘셉트카도 선보인다. 완성차 업체가 아닌 국내 철강사가 유럽에서 콘셉트카를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유럽에 이어 향후 북미에서도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콘셉트카를 통해 선보인 기술들은 조속한 양산 과정을 거쳐 상용화에 성공하고 있다. 이동열 현대제철 차체응용기술팀장은 “2019년 중국 모터쇼에서 콘셉트카를 통해 선보인 1.8GPa 핫스탬핑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해 상용화했다”며 “이번에 선보일 신기술과 소재도 개발 단계부터 유럽 자동차 엔지니어들과 소통해 각 회사별 맞춤형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이번에 전시하는 콘셉트카에는 2.0GPa급 핫스탬핑 강판 등 신강종이 적용될 예정이다. 2.0GPa는 현재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는 강판보다 인장강도는 높이고 무게를 줄인 제품이다. TWB(맞춤형 용접 재단 블랭크 제작 공법)를 적용한 일체형 시트크로스멤버 부품과 1.7GPa급 초고강도 냉연재에 롤포밍 CNC 벤딩 기술 등 신기술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기존 알루미늄 케이스를 대체할 수 있는 강철 기반의 고용량·고효율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도 선보인다.
현대제철은 이번 전시회를 발판 삼아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와의 장기 공급 계약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현대차 및 기아의 매출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2018년 처음으로 비현대차 매출 비중이 10%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4년 만에 20%에 육박했다. 올해는 역대 최초로 20% 비중을 넘기기 위해 북미와 신흥국까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시장 확대와 함께 제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 팀장은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강도가 높으면서도 가벼운 신강종을 찾기 위해 다양한 성분을 가열·가공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전기차 감속기용 기어 개발과 배터리팩용 열연강판 등 차세대 모빌리티용 강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