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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초유의 고령화를 마주할 준비가 됐습니까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자신의 나이에 0.8을 곱하세요.”

최근 노인건강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의료계 전문가를 만나 “요즈음 60~70대 어르신들은 참 젊고 활기차다”고 운을 떼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그는 이내 “아 참, 요즈음은 0.8이 아니라 0.7을 곱해야 한다”고 정정했다. 요즈음 어르신들을 신체 나이 측면에서 보면 예전 어르신의 70%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예전에는 회갑을 맞이한다면 4~9명의 자녀, 손자까지 10~30명은 족히 되는 가족을 거느린 어른이었다. 가슴에는 호박 장신구가 달린 고운 한복을 입고 떡과 고기, 과일을 켜켜이 쌓은 교자상을 차린 뒤 장수를 기원하는 자손들의 세배를 받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떠올리게 된다. 회갑(回甲)에만 이르러도 ‘천수를 누린 분’이라 했고 70세는 ‘정말 드문 나이’라는 의미로 ‘희수(稀壽)’라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은 1960년 54.3세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1967년 60세를 넘겼고 국민연금이 도입된 1988년에는 70.4세로 70대에 진입했으며 2022년에는 84.0세까지 올라갔다. 60여 년 만에 30세가 늘어난 셈이다.



이는 그만큼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는 올해 2월 기준 981만 명으로 올해 안에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전체 인구 중 어르신들의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필자는 앞으로 고령화, 연금 개혁, 일자리 등 초고령 시대의 화두들을 짚어보려 한다. 실제로 급격한 고령화는 우리 사회에 다양한 과제를 던져준다. 60대 초로의 액티브 시니어가 건강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힘이 있어 일하고 싶을 때 충분한 일자리는 있는지, 편찮으실 때는 집 근처에서 편안히 치료를 받으실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었는지, 노후를 평안하고 안정되게 지낼 수 있는 소득은 있는지 등이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다양한 정책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 건강하신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 관리와 체육 활동을 비롯해 전체 노인의 10%에 대한 일자리 사업, 집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재택 의료, 전문적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 장기 요양시설,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 간병인 지원, 지속 가능한 연금 개혁의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격동의 세월을 헤치며 오신 분들이시다. 6·25의 폐허 속에서 개인소득이 80달러도 채 되지 않아 원조를 받아야만 했던 최빈국이 이제는 개인소득 3만 5000달러를 벌어들이며 원조를 제공하는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이 과정을 오롯이 떠받쳐온 어르신들에게 존경과 예우를 표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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