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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는 아스팔트 깔고 도로망 뚫으면 욕 먹는다…찻길 덮은 잔디밭 철거 계획한 지자체 당혹[전남톡톡]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최고 인기시설

아스팔트 '4차선→1㎞' 그린 아일랜드

오히려 주민들이 적극나서 "존치해 달라"

일부 이기주의에 도사동 자생단체 나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린 아일랜드에서 관람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그린 아일랜드는 기존 아스팔트 위에 흙(10㎝), 자갈(20㎝), 모래(30㎝) 등을 덮은 뒤 잔디길을 만들며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역발상이 불러온 놀라운 발전, 중심엔 시민의식

지난해 1000만 명에 육박한 관람객이 다녀가며 대도시에게는 방향을, 중소도시에게는 희망을 제시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난 4월 1일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장한 순천만국가정원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이라는 컨셉으로 개장 한 달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생태수도 순천’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모든 시설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만 그 중심에는 그린 아일랜드가 있다. 그린 아일랜드는 순천의 역발상이 돋보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순천시는 기존 아스팔트 위에 흙(10㎝), 자갈(20㎝), 모래(30㎝) 등을 덮은 뒤 잔디길을 만들었다. 그린 아일랜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시 확장된 도심정원을 잇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동안 4차선 도로인 남승룡로로 단절됐던 국가정원과 도심을 잔디밭으로 연결한 결과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린 아일랜드가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 도심정원을 연결한 파급 효과는 컸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인기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처음 그린 아일랜드 조성 당시에는 이 도로를 주로 쓰는 주민들(도사동)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아스팔트가 사라지다 보니 기존보다 시간이 더 걸려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로지 지역 발전을 위한 수준 높은 ‘시민의식’은 순천 발전의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당시 그린 아일랜드 야간 전경. 사진 제공=순천시


#당사자는 박수치는데…눈살 찌푸리는 행위 누가

이러한 시민의식은 놀라운 변화를 불러온다. 당초 그린 아일랜드 철거를 주장했던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도사동 주민들이 이제는 “차량이 달리던 시커먼 도로 대신 녹색쉼터가 생겼다”는 강한 자부심 마저 생겼다. 대다수의 순천시민들도 “도심 속 힐링공간을 존치하자”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당초 철거를 계획했던 순천시와 순천시의회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해 관계에 있던 주민은 물론 시민과 순천을 찾은 관광객이 나서 ‘존치’를 외치다 보니 도로 우회에 따른 주민불편 민원을 수렴해서 존속하는 방안이 구성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철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순천만국가정원 남문 입구에서는 주말마다 민중가요와 상여가 소음으로 국가정원을 방문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대성공으로 올해 대도약의 기회를 맞은 순천의 입장에서 수준높은 시민의식은 필수인데 말이다.

무엇보다 그린 아일랜드와 실질적으로 연관이 없는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강변도로원상복구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행위에 대해 순천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도사동 주민자치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도사동 자생단체연합’은 “당초 비대위를 구성하는 도사동 4개마을 중 3개 마을은 시의 중재안을 수용하거나 실제적인 이해관계가 없어 1개 마을만이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여하는 실정이다”며 “최근에는 집회 인원 참여가 저조하다 보니 차량과 마을 근처에 설치한 스피커를 통해 집회와는 상관없는 상여가와 민중가요를 송출하며 관람객의 온전한 관람을 방해 하고 있다”고 자제를 호소했다. 쉼과 여유를 찾기 위해 입장료를 주고 방문한 관람객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도 날선 비판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게 들리고 있는 만큼 순천 발전이 저해 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도사동 자생단체연합은 4일 순천만국가정원 남문광장 입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변로는 순천시 남북을 연결하는 순환도로이기 때문에 교통에 대한 불편은 그린 아일랜드 인근 마을 뿐만 아니라 순천시민 전체가 감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도사동 일각에서 시대에 역행하는 주장으로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 더 이상의 갈등을 피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순천시 도사동 자생단체연합


#도사동 자생단체연합 “지역발전 저해 안돼”

도사동 자생단체연합은 4일 순천만국가정원 남문광장 입구에서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김선중 도사동 자생단체연합 회장은 “강변로는 순천시 남북을 연결하는 순환도로이기 때문에 교통에 대한 불편은 그린 아일랜드 인근 마을 뿐만 아니라 순천시민 전체가 감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도사동 일각에서 시대에 역행하는 주장으로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 더 이상의 갈등을 피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린 아일랜드 원상복구를 주장하며 행하는 일체의 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시민들과 관광객의 편의를 무시하고 소음과 혼란을 유발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그린 아일랜드를 전 시민의 공유공간으로 향유함이 옳다고 여기며 순천시의 생태지향적인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다수의 순천시민이 그린 아일랜드 존치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순천시는 그린아일랜드 옆으로 흐르는 ‘동천’이 국가 하천으로 승격됨에 따라 이를 연계한 존치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올해 초 한 언론사에서 순천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린 아일랜드는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60%, ‘도로로 원상 복구해야 한다’ 3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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