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사들이 ‘미니 보험(소액 단기 보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미니 보험은 보장 범위가 좁고 보장 기간도 1년 내외로 짧은 대신 보험료를 1만 원 안팎으로 낮춘 상품이다. 실용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은 수익성이 낮아 그동안 미니 보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엔트리 보험’으로 활용도가 높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 중 미니 보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손해보험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생활 밀착형 미니 보험 플랫폼 ‘앨리스’를 선보이면서 ‘미니뇌심보험’ ‘캠핑차박보험’ ‘골프보험’ 등 총 16종의 생활 밀착형 미니 보험을 출시했다. 올 2월 말 기준 앨리스를 통해 체결한 보험 계약 건수가 출시 이후 6만 건, 누적 유입 건수는 200만 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롯데손보는 부모님이 보이스피싱·스미싱에 당하거나 손주 돌봄 등으로 골절·관절 손상 시 보상을 해주는 ‘불효자 보험’, 일반 펫보험과 다르게 반려견 산책 때만 보장해 주는 ‘스마트온(ON) 펫산책보험’ 등을 추가로 선보였다.
NH농협생명은 이달 중에 독감·폐렴·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을 중점적으로 보장하는 미니 보험을 출시한다. 보험 기간은 1~3년으로 짧고 가입할 때 보험료를 한 번만 내도록 해 비용 부담도 낮췄다. 삼성화재도 다이렉트 해외여행 보험에 동반 가입 시 보험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항공기 지연 보상 특약, 여행 중 자택 도난 손해 특약 등을 탑재해 상품성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의 공세에 기존 미니 보험 강자인 디지털 보험사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상품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운전자 보험과 여행자 보험의 성공에 힘입어 생활 가전과 국내 여행 등 생활 밀착형 보험 10여 종을 올해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대상포진, 갑상선 기능 저하, 통풍 등 일상에서 발생하는 현대인의 생활 질환을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라플365미니보험’을 선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진입 문턱을 낮춘 미니 보험을 경험해 본 젊은 세대들은 미래에 주요 보험 고객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2030세대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생활 밀착형 보험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결국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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