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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이르면 이달 소환…검찰 vs 용산 긴장 고조

[검찰총장 "명품백 엄정수사" 또 강조]

李 "증거·법리 따라 신속 처분"

주가조작·명품백 동시 수사하면

피의자 신분 조사도 불가피할듯

시기·방식 두고 대통령실과 충돌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전담 수사팀을 꾸려 신속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이원석(왼쪽)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겨냥해 재차 ‘엄정 수사’를 강조하면서 향후 검찰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여사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앞으로 소환 조사 등 직접 수사가 불가피한 탓이다. 두 의혹 수사를 두고 김 여사를 직접 불러 조사하는 게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시기나 방식을 놓고 대통령실과 검찰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장은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기 앞서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는)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또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검사 방어용’이라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선 “추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거·법리에 따른 엄정한 수사를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이다. 하지만 이 총장이 또다시 직접 나서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만큼 법조계 안팎에서는 향후 김 여사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가 두 의혹 수사에 있어 참고인이자 피의자 신분인 만큼 이르면 검찰이 이달 중 불러 조사하면서 사건 진위 파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이달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해 전담 수사팀을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에 반부패수사부·공정거래수사부·범죄수익환수부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했다. 또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의 연기 요청에 따라 기존 9일에서 20일로 고발인 조사 일정을 조율했다. 검찰은 의혹 영상을 촬영한 최재영 목사·서울의소리 측에 원본 영상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영상이 편집·발췌돼 있는 만큼 검찰이 직접 확인해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경우 고발이 이뤄진 지 이미 4년이나 지났다. 게다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관련자들이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지만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는 물론 사건 처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여사를 두 번 불러 조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만큼 명품 가방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김 여사를 참고인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한 번에 불러 함께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의 시기·방식을 두고 대통령실·검찰이 이견을 보이는 등 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피의자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7일 인터넷 언론 ‘서울의소리’ 보도로 불거진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서는 참고인 신분일 가능성이 크다. 청탁금지법이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적인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 원 또는 1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배우자를 통한 우회적 청탁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지만 공여자만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명품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62) 목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참고인일 수 있는 만큼 양측이 서면·소환 조사 등 방식은 물론 시기에 이르기까지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서울의소리는 앞서 지난해 11월 27일 ‘2022년 9월 재미 동포 통일 운동가인 최 목사로부터 김 여사가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크리스찬디올)을 받았다’는 몰래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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