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쳐 체제 선전을 주도해 ‘북한의 괴벨스’로 불리던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가 사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8일 조선중앙통신은 “2022년 4월부터 노환과 다장기기능부전으로 병상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김기남 동지가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7일 10시 애석하게도 94세를 일기로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동지는 우리 혁명의 사상적 순결성을 고수강화하고 사회주의 위업의 줄기찬 승리를 정치적으로 굳건히 담보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모든 것을 다 바쳤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괴벨스’ ‘선전선동계 대부’로 불린 고인은 1960년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시작으로 선전선동부장과 선전 담당 비서를 거쳤으며 김 씨 일가 3대 세습의 정당성 확보와 우상화에 힘썼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지위를 유지했으나 세대 교체의 흐름 속에 2017년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주석단 명단에서 배제되며 당 부위원장과 선전선동부장의 직책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시신은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됐으며 조문객을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받고 9일 오전 9시 발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도 8일 오전 2시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었던 고인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북한 특사조의방문단 단장을 맡아 남측을 찾아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앞서 2005년 8·15 민족대축전 참가 차 서울을 방문한 길에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당시 폐렴 증세로 입원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